단편소설. 동네 슈퍼에 간 이우지씨

동네 슈퍼

값이싸고 할인해줄때가 많아서 

주공아파트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곳이다.

계산대 긴줄 맨앞의 

주공아파트 주민 이우지씨는

지금 곤란한 상황에 빠져있다.

보배드림에 허풍치려고 산 

여자팬티의  계산 바코드가 

리더기에 읽히지 않고 

계속 에러가 나는것이다.

"아 이게 왜 안읽히지?"

계산대 점원은 여자팬티가 들어있는 상자를

이리저리 돌려대며 리더기를 들이대다가

멀리있는 슈퍼 사장을 보고 외친다.

"뉴욕시민 상표 여자용 끈팬티 90호! 

리더기 안읽혀요! 얼마죠?"

그러자 줄 뒤쪽에서 들려오는 

아줌마들의 작은 목소리.

"어휴... 영감님아..."

"누구야 누구?"

"왜 있잖아.. 그.. 

남의 우편함에서 

재산세 고지서 뒤져보던 그사람..."

"아...그런데 여자 끈팬티는 왜 산대?"

"몰라 저속을 누가 알겠어.."

이우지씨는 태연한척 하지만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다.

냄비에 물을 담아 이우지씨 이마에 올리면

라면이 끓여질듯한 모습.

어찌어찌 계산을 마치고 

화가나 씩씩거리며 

슈퍼밖으로 나온 이우지씨를

슈퍼 사장이 따라나온다.

"저기 영감님..."

흠칫 놀라 돌아보며 

눈짓으로 왜그러냐고 묻는 이우지씨.

"저기.. 죄송하지만... 

이제 우리 슈퍼 오지말아주시면 안될까요?

동네 아주머니들이 저한테 말이 많아서요..."

이우지씨는 그말을 듣자마자 확 돌아서서는 

씩씩거리며 집으로 몇걸음을 옮기다가

다시 돌아서서 숨을 고르고는 

슈퍼 사장에게 점잖게 한마디를 던진다.

"문재인 지지하지? 

민주당 지지하지?어? 이새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