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기차여행에서 겪은 일

원래 정선아리랑 열차를 끊으려다 일정이 애매해 무궁화호를 끊었지요

무궁화호 4량 중 1호차가 예전  새마을호 특실 차량을 이어붙인거라 좌석이 넓고 안락해서 항상 1호차가 먼저 매진되죠

제가 예매한게 1호차량 중간자리 창측이었는데 어떤 아저씨가 앉아있는 겁니다

그래서 좌석 확인을 하고 자리를 옮겨줄 것을 부탁하자 옆에 앉은 일행과 떨어져서 그러니 다른 곳에 앉으라는 겁니다

(여기서 1차 빡침. 자리 좀 바꿔주면 안되겠냐도 아니고 다른 자리에 앉으라고 함)

연배가 저보다 한참 많아 보이시고 옆자리분이 일행인게 딱 보여서 그냥 양보하려고 그 분께 자리 어디시냐고 제가 거기 앉아 가겠다 하니 3호차 좌석표를 건네는 겁니다 ㅋㅋ

제가 이건 아니다 싶어 저도 편하게 가려고 1호차 예매한거라 죄송한데 원래 자리로 가셔야겠습니다 하니 그때부터 발작을 하네요.

아직도 잊혀지지않는 그 아저씨 첫마디. '아무데나 앉아가. 뭔 말이 많아'

정확히 토씨 하나 안틀리고 저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순간 당황해서 어버버하고 있으니 보란듯이 선글라스를 끼고 의자를 눕히더군요

이건 말이 안통하는 인간이겠다 싶어 플랫폼에서 대기하시던 기관사님께 도움을 요청했고

기관사님이 올라오셔서 이석 요구를 하자 그제서야 자리를 옮기더군요

뭐라뭐라 욕을 하며 삿대질을 하며 자리를 옮기는데 하 진짜.....

가재는 게편이라고 옆자리 일행 아주머니도 가는 내내 일부러 불편한 티를 팍팍 내고 김밥을 계속 쳐먹고 지랄 염병을 하더군요

저는 진짜 곱게 늙어야겠다는 다짐을 몇 번이나 하게 만든 하루였습니다.

덕분에 기분잡친 여행 시작이었지만 남은 일정이 좋아서 그나마 다행이었네요

13일 7시34분 청량리출발 무궁화호 1호차 42번 쳐앉았던 개좆같은 늙은 새끼야

그리 살다 곱게 못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