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S10은 4년을 썼지.
그리고 작년에 S23으로 바꿨는데, 바꾼 이유가 두 가지였음.
일단 통화 시 상대방 목소리가 점진적으로 작아지더니
4년차에 들어서는 데시벨이 백미터 바깥에 있는 모기 날갯짓
수준까지 내려와버려서 이어폰이 필수였음.
없으면 통화 못함;
블루투스는 어느순간 작동이 안 됐음.
센터에 갔는데 직원이 나와 휴대폰을 한번씩 번갈아 보더니
"이걸 꼭 고쳐야겠냐?" 라는 눈빛으로 수리비용을 보여줌.
수리표 항목을 본 뒤에 납득하고 나옴.
좋은 조언 감사하오.
아무튼 상기 명시된 이유 두 가지를 제외하더라도,
이를테면 충전이 안 되기 때문에 무선충전으로만 휴대폰을
충전해야 했다던가, 형들이나 친구들이 "그 쯤 되면 바꿔라"
라고 이야기하는 통에 언젠간 바꿔야지 했지만
작년까진 신용이 매우 좋지 않았기 때문에 바꿀 수가 없었음.
결국 차선책으로 아는 형이 사용하던 염가형 세컨폰을
2만원에 인수받기로 했는데, 시간이 잘 맞지 않아서 그 마저도
무산된 어느날.
내가 이용하는 통신사에서 S23 할인행사를 하는 문구를 봄.
뭐? 5년 이상 통신사 이용고객이면 S23이 30만원이라고?
ㅋㅋ
너무 절박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누르고 봄.
근데 신청이 통과됐다? 그리고 그 날 오후에 전화가 왔음.
"선생님. 개통은 되시겠으나 할부거래가 불가능합니다..."
당연히 불가능하겠지. 난 실의에 빠져 천호진마냥 한강에서
소주마시는 내 모습을 상상하고 있었음.
그런데 뒤 이어 상담원이 말하길,
"...하지만 일시납이라면 개통이 가능하시죠."
코망쇠형제마냥 눈이 띠용 하고 커지고 나는 나도 모르게
그걸 왜 이제 말해!! 테이크 마이 머니!! 라고 외치는 심정으로
그러나 아주 침착하게 말했음.
"어디로 입금하면 되겠습니까?"
개인정보를 불러주고 몇 가지의 통상적인 질답을 주고받은 끝에
상담원이 입금확인을 하고는 "오후 내로 보내드리겠습니다."
라는 말을 끝으로, 다섯시간만에 S23이 도착했음.
이정도면 저쪽에서 먼저 팔고싶어서 난리난 모양새임.
그런데, 사고싶어서 난리난 놈과 팔고싶어서 난리난 놈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니 모든게 일사천리로 진행됨.
고마워요 K자본주의.
아무튼 그렇게 도착한 휴대폰은 지금까지도 잘 쓰고 있음.
그런데 이건 내 휴대폰 역사에만 있는 유구한 전통인데,
산지 일주일 안짝으로 휴대폰 액정이 깨지는건 이번 휴대폰도
마찬가지였음. 뻗대고 뻗대다가 터치가 잘 안될 때 쯤 보험끼고
액정 교체하는 것도 유구한 전통임.
그냥 생각나서 써 본 S23 교체기였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