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파리올림픽에서 양궁 여자 개인전 결과는 그냥 나온 게 아닙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지난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여자 국가대표 선수는 단 한 명도 이번 파리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치열하고 기나긴 선발전을 거친 결과이고, 오늘 그 결실을 본 것이죠.
선발전만 놓고 보면, 거르고 걸러서 정말 그 선발전 때 벌어진 많은 변수들(추운 겨울, 비바람, 기나긴 일정 소화하는 과정에서 소모되는 체력과 단 한 발의 실수로 인해 털리는 멘탈등)을 다 극복해야 비로소 올림픽에 출전할 국가대표 3명 안에 들어갑니다.
사실 지난 도쿄올림픽에서의 안산 선수 3관왕도 저는 기적이라 생각했습니다. 마지막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니까요. 그에 반해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개인전은 정말 모두 대단했죠. 막판에 금은은 대한민국이 따논 당상에 누가 가져가냐는 행복한 모습을 그렸습니다만, 그 와중에서도 개인전 승부욕은 대단했죠. 정말 양 선수(임시현/남수현) 실력만 보면 종이 한 장 차이 정도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저는 선발전을 기록한 이 영상에서 임시현 선수를 주목했습니다. 물론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이기에 이번 파리올림픽에서도 충분히 일 낼 거라 생각했습니다만, 이렇게 본인이 참가하는 모든 경기에서 다 잘 해 낼 거라 생각은 못했습니다.
물론 일부지만 임시현 선수의 업적을 평가 절하하시는 분들도 다소 계시더군요. 여자 단체전이나 혼성전에서 다소 부진해서 사실상 다른 선수들이 캐리한 거 아니냐는 거죠. 근데 이 영상을 보면 임시현 선수의 진짜 장점은 악조건 속에서도 자기 페이스를 잃지 않고 랭킹 1위를 끝까지 유지한 겁니다. 그 악조건을 극복하지 못해 지난 리우 올림픽 및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최미선 선수가 랭킹 2위였음에도 선발전에서 크게 밀려서 최종 3인에 들지 못했죠.
어찌보면 이번에 선전한 여자 대표 3인 모두 정말 그 종이 한 장 차이로 파리올림픽 국가대표가 되었고, 개인전 치르는 과정을 보면 정말 악조건이나 돌발 변수에도 어쨌든 본인이 할 수 있는 걸 다 동원해서 기어이 메달권에 진입 또는 근접한 거라 볼 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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