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거킹의 5불짜리 세트메뉴를 먹어봤습니다
맥도널드의 5불 메뉴에 대응하는 버거킹의 5불짜리 메뉴를 먹어봤습니다.
회사에서 저와 경쟁적으로 햄버거를 먹는 직원이 있는데, 그 사람이 이 버거킹 5불 메뉴를 알려줬는데, 자기는 이미 웬디스의 5불 메뉴도 먹어봤다고 하네요.
음식 구성은 맥도널드 5불 메뉴와 동일합니다. 아래 광고 사진대로 버거 + 감자튀김 + 너겟 4조각 + 음료 입니다. 다만 음료 컵 크기는 속에 들어간 얼음의 크기와 비교해 보시면 컵이 작다는 것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물론 유리컵에 주지도 않지요.
버거는 와퍼 주니어 또는 치킨 주니어 또는 베이컨 치즈버거입니다. 와퍼 주니어는 맥도널드 5불 메뉴에 들어간 치즈버거에 비해 패티 장수는 적지만 토마토와 양상추가 들어가니까 서로 경쟁구도는 유지됩니다.
실물은 이렇습니다.
컵은 미국에서는 스몰로 팔리는 종류입니다. 한국에서는 세트메뉴에 기본적으로 주는 그 컵인데, 미국에서는 세트메뉴 기본이 저것보다 큰 미디엄 컵이지요. 제가 음료 기계에서 뽑은 음료는 맥주 색깔이지만 진저에일(ginger ale)입니다.
햄버거 내부 구조는 이렇습니다. 내용물은 약속대로 다 들어가 있습니다. 주문받을 때 치즈를 넣을까요? 하고 물어보던데 저는 치즈를 빼는 것도 좋아하기 때문에 넣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위 광고 사진을 보면 원래는 치즈가 없군요. 아마 치즈는 유료인 것 같네요.
먹어본 소감은, 썩 괜찮다는 것입니다. 양도 적당하고요, 요즘 시대에 5불이라는 값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입니다. 게다가 맥도널드는 몇 주 전 5불 메뉴에서 치킨 말고 햄버거를 고르면 1불 추가되는 것으로 슬쩍 값을 올렸는데 버거킹은 햄버거를 골라도 5불입니다!
다만 두가지 씁쓸한 소감은 어쩔 수 없네요.
1) 와퍼 주니어가 작습니다. 20년 넘게 와퍼 주니어를 끊임없이 먹었기 때문에 옛날 세트메뉴 가격까지 다 외고 있을 정도인데, 코로나 직전 시점쯤 예전에 비해 눈에 띄게 작아지면서 값이 올랐습니다.
2) 햄버거를 만드는 솜씨가 떨어졌습니다. 예전에는 이렇게 허술하게 만들지 않았죠. 코로나때 시급을 받는 노동자들의 급여 구조가 이상해지면서 햄버거집이 양질의 인력을 채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현재 진행형), 햄버거 집에서 햄버거를 싸는 인력들의 성실성도 떨어졌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씁쓸하진 않지만, 햄버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햄버거 업계가 사양길인가? 하는 걱정이 드는 부분이 두가지가 있습니다.
1) 식당 내에서 먹는 사람에게도 쟁반을 주지 않는 햄버거집이 많습니다. 이번 주문할 때 드시고 가실건가요 포장인가요? (Here or to go?)를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식당 내에서 먹는 사람도 위 사진처럼 종이봉투로 주고, 그것을 찢어서 쟁반처럼 만들어서 먹으라는 의미로 내 주는 패스트푸드 식당들이 많아졌습니다. 고객들이 음식물 쓰레기통 옆에 반납하는 쟁반을 수거하고 닦아서 다시 내 놓는 인력을 줄인 것이죠.
2) 햄버거집이 썰렁합니다. 이 부분은 제 회사 인근의 대기업이 주 2회 재택근무 (월, 금)를 운영하기 때문에 유동인구가 줄어든 탓이 있고, 햄버거 값이 저렴하지 않는 이유도 있습니다. 이래서 장사가 되나 할 정도로 코로나 이후에도 손님 수가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 제가 먹을 때도 식당 내에서 먹는 사람은 저 한명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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