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호러] 위시마스터 1-4(스포)
오랜 영화 목록 뒤적이다가 단숨에 몰아서 위시마스터 1~4편을 몰아봤네요.
역시나 이런 호러 시리즈들은 1편이 가장 참신하게 뽑히고 그뒤는 그 1편의 인기를 바탕으로 대충 돈 뽑아보자고 만들어져 설정파괴도 심하고 억까로 진행되면서 되려 본편의 명성에 먹칠하는 걸로 진행되곤 하죠.
위시마스터 역시 그렇습니다.
1편은 웨스크레이븐 제작으로 소재와 연출이 좋습니다.
위시마스터의 주된 캐릭터는 "진"입니다.
디즈니로 친숙한 요정 "진"을 비틀어서 아주 사악한 존재로 표현합니다.
소원을 들어주긴 들어주는데 자기와 직접 계약을 맺거나 자신을 깨우는 데 직접적 영향을 끼친 자의 소원 3가지를 들어주는 대신, 그 소원이 마무리되면 시공간 저편에 갇혀있는 "진의" 동족들을 전부 현생으로 불러와서 세상을 지배할 수 있다는 설정입니다.
그래서 주구장창 주인공에게 소원을 빌러다니는 스토리입니다.
다만 그 소원을 비틀고 자의적으로 해석해 사악하게 이뤄주죠.
"진"과 접촉한 다른 일반인들도 소원을 말하면 영혼을 댓가로 들어주긴 들어주는 데 역시 자기 멋대로 해석해서 진행시킵니다.
예를 들면,
영원히 아름다웠으면 좋겠다 하면 마네킹으로 만들어버리고,
백만불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면 그 부모를 사고사로 죽게만들어서 보험금으로 백만불이 지급되게 한다거나
나를 이 감옥에서 나가게 해줘 하면 몸뚱아리 그대로 철창으로 밀어부쳐서 철창사이에 으깨져 나가게 하는 방식 등입니다.
게다가 아주 교묘히 말장난으로 소원을 유도시키기 때문에 진지하게 생각할 시간도 없이.구체적으로 말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심지어 후속작으로 가면,
그냥 "진"본인에게 정식으로 이야기 한 것도 아니라 다른 사람하고 이야기하는 걸 자기가 옆에서 들었단 이유로 소원이랍시고 진행시켜 버립니다.
이렇듯 아주 자기 멋대로 악의적으로 꼬아서 작정하고 엿먹이기 위한 소원수리 방식이라서 어떻게 대항하지도 못합니다. 그냥 무시하는 게 답인데 어떻게든 소원 말하라고 꼬드겨서 말하게 만들죠. 거기다 나중에 영혼까지 뺏어가는 건 덤.
본인이 세상을 지배하기 위해 들어줘야하는 주인공의 3가지 소원도 이렇듯 주변사람을 속여놓고 고문시키듯 죽어가게 하면서
그거 막을 수 있는 건 너다! 하면서 반강제로 소원빌게하는 패턴이죠.(그렇다고 또 살려주지도 않습니다. 친구의 고통을 없애줘!라고 소원 빌면 그대로 죽여서 소원대로 고통없애줬지? 짜잔!)
아주 그레이트 XX끼죠
1편은 소재의 참신성과 여러 정황상 "진"에 대한 대처능력이 너무나 먼치킨 스럽지만 그 절망적 상황에서 주인공이 마지막에 재치를 발휘해 모든 것을 무로 돌려놓긴 합니다.
2편 역시 그나마 봐줄만 하긴 한데..확실히 1편보단 연출이 떨어지기도 하고 주인공 설정이 좀 억까스럽습니다.
(신부님를 성적으로 꼬드기는 살인 범죄자가 무슨 순수한 영혼타령을...)
그래도 1,2편을 함께하는 악역배우가 꽤 인상적이었고 위시마스터 영화의 "진"캐릭터를 십분 잘 살렸다 생각하는데
그 배우 역시 3편부터는 출연을 거부했는지 3,4편에선 다른 이가 나옵니다.
3,4편부터는 확실히 극장 개봉용이 아닌 단순 홈비디오용으로 제작되서인지, 그나마 있던 특수효과도 다 줄어들고 고어함이나 연출력도 떨어집니다.
"진"이 시신의 얼굴가죽을 벗겨내 덮어쓰면서 사람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다는 설정을 통해 러닝타임 내내 거의 사람모습으로 나오니 긴장감은 조금 덜하네요.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설정이 조금씩 변하고 "진"의 행동양식이 바뀌는 게 조금 흥미롭습니다.
1편이 진짜 사악한 진의 모습을 표현했다면
(소원 유도하면서 영혼 가져간다는 거 제대로 고지안함. 사람 모습으로 변해서 자연스레 말붙이면서 장난식으로 바라는 거 말해보라함. 완전사기꾼)
2편은 그래도 일단 영혼과 바꾼다는 고지는 해줍니다.
(당연히 안믿어서 그렇지)
그리고 약간의 목적이 생겨서 부하를 부리기도 합니다.
소원의 한계도 말해줍니다.(진 스스로 죽어라는 자신 스스로가 불멸이기 때문에 안되는 등)
이제 하도 실패해서 그런가 1,2편에는 그래도 생각할 시간이라도 좀 주더니 3편에서는
주인공 바로 찾아가서 소원 닥달해댑니다.
그리고 평소엔 주문이 있어야만 실력발휘?해대는 걸 넘어서 일반인들에게도 무력으로 소원을 강제로 말하게 하는 등 폭력성이 두드러집니다.
4편은 다시 갇혀있으면서 그동안 실패의 원인을 곰곰히 분석해서인가 굉장히 전략적이고 나름 정직?하게 나옵니다.
주인공에게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아주 적절하고 상황에 맞게 소원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합니다.
그간 힘으로 밀어부치고 그마저도 베베꼬아서 들어주는 꼴을 보다보니 주인공들이 도망가고 소원거부하는 걸 봐서 신뢰를 쌓는 걸 주목적으로 접근합니다.
그래서 진짜 소원을 제대로 들어주는 건 4편이 최초입니다.
결국 가장 최단기간에 3개 소원 말하는 걸 성공시킵니다만...마지막 소원이..자유의지에 관한 거라 이게 쫌..아리까리 해집니다.
(본인의 권능으로 할 수 없는 부분..신도 못건드리는 자유의지!)
그러다보니 천상계의 천사가 3번째 소원 성사전에 주인공을 죽이려 등장하고 "진"이 되려 주인공 살려주는 역할도 하게 되고 어떻게든 주인공 마음에 드려고 무던히 노력도 하는 게 좀 재밌습니다.
여튼 한 번 기회되시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1편만 보시는 걸 제일 추천드리고 2편까진 그래도 좀 낫고..3,4편은 진짜 시간남으시면 도전!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