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스포츠협회라는 곳들 태생이 이러니 개선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스포츠협회 대다수는, 1986년 아시안 게임/1988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각 종목별 협회를 만들어 당시 재벌들에게 너네 돈 투자하고 일부는 운영하라고 반강제 할당한 거에서 시작됩니다.
그 중 정말 잘 운영되는 협회도 있지만(대한양궁협회), 상당수는 정말 개판 오분전으로 선수들이 알아서 살아남아 국위선양하고 협회가 도움은 주지 못할 망정 오히려 방해만 하는 경우 허다하죠(대한배구협회, 대한빙상경기연맹).
그리고 여기에는 대한축구협회도 예외가 아닙니다. 어찌보면 야구와 더불어 가장 많은 돈을 굴릴 수 있고 인기가 높은 스포츠다 보니 각종 이권과 불협화음이 안 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돈줄이 계속 있어야 한다는 걸 스스로 알고 있으니, 결국 그 돈을 대 주는 스폰서(재벌)의 눈치를 안 볼 수가 없고, 그게 지금의 최악으로 나타난 것 같습니다.
파울루 벤투 체제를 끝내고 그 다음부터 아주 굴러가는 양상이 최악에 최악만 더하는 거 보면, 그냥 지금의 협회 체계가 엉망이 아닌가 싶어요. 이쯤 했으면 그간의 과오를 생각해서라도 스스로 용퇴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지금 용퇴 내지는 2선으로 물러나는 분들은 이른바 총알받이라 할 수 있는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 참가 멤버들이죠. 더 과거에 축구에 몸담고 계시는 나머지는 아주 깊숙히 개입하다 못해 썩은 고인물로 계속 있는데다, 돈줄을 쥐고 계신 분 심기를 살펴야 하니 합리적인 생각을 아예 못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앞서 말했듯이 극소수 협회는 그런 스폰서 역할 제대로 하고 마인드도 훌륭합니다. 하지만 이른바 병크 저지르는 협회들 나오는 거 보면 한결같이 돈과 이권에만 매몰되어있는 곳들이죠.
물론 해외도 이런 사례가 없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노골적으로 나오는 걸 보면, 대체 얼마나 이권이 크길래 저러나 싶어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2대 인기스포츠라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