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아버지를 뵈었습니다
코로나 시절 급히 귀국은 했지만 해외입국은 일주일 격리 해야 하는 시기였고, 말기암으로 입원중이셨던 아버지의 임종은 끝내 지키지 못했습니다.
그닥 살갑지 않은 대면대면 했던 부자관계는 그렇게 끝이 났는데, 오랜만에 꿈에 나타나셨더군요.
꿈이라는 것도 인지 못했고, 돌아가셨다는 것도 인지 못해서 평소처럼 어색한 대화 몇마디 끝에…
“가족여행이나 한번 가실래요?” 말씀드리니 잠시 침묵 끝에
“난 좀 불편해” 하시더군요.
꿈이라 그런지 왜 불쳔해 하시는지 다 알 수 있었습니다.
오래전 여러번 거절 끝에 하외이 여행을 한번 모셨는데, 너무 즐거워 하시고는 내년에는 호주 한번 가자 하셨는데, 손자가 생기고 해외로 나가고 하는 바람에 그게 마지막 여행이 되었었지요.
자식들 여행에 동반하면 폐가 된다고 생각하시는게 늘 느껴졌었습니다.
한국인 듯 아닌듯 길을 함께 걸으며
“요즘 일은 어떠냐?” 물으시길래
“그냥 저냥 하죠 뭐. 그래도 이정도 살아왔으면 괜찬잖아요?”
“그건 그렇지…”
생전에 지나가듯 나누던 끊일 듯 말듯한 어색한 대화가 이어지던 순간
아! 꿈이구나! 아버지는 돌아가셨구나! 하는걸 문득 깨달았습니다.
여기서 헤어지면 언제 다시 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버지 팔을 잡았지요.
“저 사실 아버지 좋아해요”
생전에 한번도 해보지 못한 말을 꿈에서나마 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아버지는 눈물을 보이셨지만 알고 있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시더군요.
그닥 살갑지 않은 부자관계였지만 꿈에서나마 가끔씩이라도 뵙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으면 싶습니다.
보고싶다는 말 할곳이 없어서 그냥 한번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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