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식 승리하고 털썩 무릎꿇은 이은혜 "간절한 경기여서"[파리2024]

[파리=뉴시스]김희준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8강전에서 2단식 주자로 나선 이은혜(29·대한항공)는 승리를 확정한 뒤 무릎을 꿇고 두 손을 꼭 모았다.

얼마나 간절함을 안고 뛰었는지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신유빈(20·대한항공), 전지희(32·미래에셋증권), 이은혜로 이뤄진 대표팀은 6일(한국시각) 프랑스 사우스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단체전 8강(4단1복식)에서 스웨덴을 매치 스코어 3-0으로 꺾었다.

한국 여자 탁구가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치러진 단체전에서 4강에 오른 것은 2012년 런던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2021년 열린 2020 도쿄 대회에서는 모두 8강 탈락했다.

한국은 브라질과의 16강전, 스웨덴과의 8강전에서 이은혜에게 단식 2경기를 맡겼다.

전날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 이은혜는 1승 1패를 기록했다. 여자 단식 세계랭킹 44위인 이은혜는 2단식에서 21위 브루나 다카하시에 게임 스코어 2-3으로 졌고, 4단식에서는 182위 브루나 알렉산드르에 3-0으로 완승했다.

이날 2단식에서 이은혜가 마주한 것은 스웨덴의 에이스이자 자신보다 세계랭킹이 32위로 높은 린다 베르스트룀이었다.

이은혜는 첫 게임을 2-11로 쉽게 내줬지만, 2~4게임을 내리 잡아 승리를 가져왔다. 특히 3, 4게임을 듀스 접전 끝에 이겼다.

이은혜는 "어제보다 더 빨리 적응됐다. 첫 게임을 쉽게 내줬지만 예상했던 일이다. 그냥 졌다고 생각하고 빨리 잊어버렸다"며 "상대 구질에도 적응한 상태여서 잘 풀어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베르스트룀을 꺾은 후 이은혜는 테이블 앞에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기도했다.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마음이었다"고 말한 이은혜는 "간절한 경기에서는 이런 세리머니를 하게 된다"며 웃어보였다.

첫 올림픽에서 단체전 4강을 경험하게 된 이은혜는 "언니들 덕분에 행복하게 경기를 하고 있다. (전)지희 언니와 (신)유빈이가 복식에서 너무 잘해서 2단식 주자로서 부담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라면서도 "그러나 뒤에 둘이 버티고 있어서 든든했다. 그래서 내가 할 것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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