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12년을 함께 해준 반려견이 떠나갔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혼자 반려견 2마리와 살고있는 사람입니다.
엊그제 월요일에 사랑하는 제 반려견 중 한 녀석이 갑작스럽게 강아지별로 떠나갔습니다.
이름은 강토 나이는 12살.
2012년 7월 견생 3개월차 꼬물이 시절부터 저와 만나 12년을 함께했습니다.
혼자 살다보니 힘들고 슬프고 어려울 때, 가족이나 친구에게 의지하거나 기대기 힘들 때,
항상 제 곁을 지켜주고 위로해주는 착하고 순한 강아지였습니다.
강아지를 처음 키워보는거라 시행착오도 많았고 화나고 스트레스 받으면 혼 많이 내고 벌도 많이 줬습니다.
매도 많이 때렸고 화내고 고함치고 성질내고...
그럴때마다 겁에 질려 집 구석이나 이불 안으로 숨어서 울며 벌벌떠는 모습에
저도 울고 강아지도 울고 서로 참 다사다난 했습니다
그래도 간식 하나에 행복해하고 집 앞 산책만 나가도 신나하는,
항상 잘 때 제 옆에 꼭 붙어 자는 저밖에 모르는 순둥이였습니다.
언젠가는 이별이 다가올 것을 알고 있었지만
외로움과 적적함을 많이 달래주고 삶의 원동력이 되어주는 아이였는데
갑자기 이렇게 떠나니 너무 허망하고 허탈하네요.
제가 돈을 많이 못 벌어서 12년동안
병원도 많이 못 데려가고 좋은 옷, 좋은 간식도 못 사주고, 같이 여행도 못 가보고
제대로 호사 한 번 못 해준게 한스럽고 미안한 마음입니다.
반려동물은 사랑보다 지갑으로 키우는거라던데 저는 자격이 없는 못난 견주였네요.
요즘 중소형 강아지들은 14~15살이 평균 수명이라 하던데
그만큼 못 살고 빨리 떠나간게 많이 속상합니다.ㅠㅠ
사랑하는 내 새끼 강토야.
이제 강아지별 가서 새 친구들도 사귀고 그동안 못 먹었던 거 실컷 먹고 신나게 뛰놀며 지내라.
내 강아지, 내 가족으로 함께 살아줘서 고맙고 못 해준게 많아서 미안해.
그동안 많이 화내고 혼낸 것도 정말 미안해.
니가 없는게 실감이 안나고 아직도 부르면 내 품에 달려와 안겨줄 꺼 같은데.
너무 보고싶고 안고싶고 냄새맡고싶고 얼굴부비고 싶다.
나랑 예담이 누나는 너 평생 안 잊고 기억할테니까 너도 강아지별에서 행복하게 살면서 한번씩 우리 생각해줘.
그러다 심심한 날엔 꿈에도 놀러와줘.
다음 견생은 화목하고 돈 많은 행복한 가정집 강아지로 태어나서 사랑 많이 받고 지내면 좋겠지만,
나랑 함께 했던 시간들이 나쁘지 않았다면 다시 한 번 내게 와줘.
내가 언젠가 강아지별로 찾아갈께. 우리 꼭 다시 만나자. 정말 많이 사랑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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